광명에 산지가 20년이 넘었다. 이 정도 세월이면 광명지기라도 될 법한 세월인데, 광명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난 아직 광명에 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 굳이 하나 대라면 안양천에 꽤 많은 야생화가 매년 피어나고 있지만, 매년 고수부지의 화단공사, 공원보수공사로 인해 우리네 야생화가 터를 못잡고 있으며, 생태계 교란종들에 의해 차츰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정도?
외식문화가 극한으로 발전한 이 시대에 광명에 대한 맛집도 잘 알지 못한다.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부족하다. 한번 맛나게 먹은 기억만 있다면, 가족 중 매우 깊은 인상을 받은 음식이 있다면, 또 그 음식을 찾는다면, 고민없이 그곳을 찾다 보니 몇몇 아는 식당이 있을 뿐 그리 많이 알고 있지는 않다. 도리어 외지에서 온 친구가 식당 안내를 할 정도니...
구름산 추어탕은 내가 광명에 이사 왔을 즈음에 이미 있었던 것으로 안다. 처음에는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한 채의 집으로 운영을 하다가 사업이 번창하여 뒷쪽에 있던 다른 음식점까지 합병, 확장했다. 손님은 많은데좁은 주차장 문제에 시달렸는지 이번 방문에는 별도의 공간에 주차장을 만들고 멍석을 깔아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요즘은 아무리 산중에 있는 식당이라도 소문만 나면 차로 달려가지만, 아무리 접근성 좋은 가까운 거리라도 주차공간이 없으면 손님 또한 없다. 문화가 그리 되었다.
음, 그런데..., 사실 이날은 처음 입구에 들어갈 때부터 주차관리원들의 손짓에 마음이 조급했던 기억에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 빨리빨리 들어가란다. 조금 들어가면 다른 주차관리원이 또 다시 독촉을 한다. 멍석 까린 주차장에 당도해서도. 주차하고 문을 열 때까지 마음이 쫓긴다. 이는 식사 후 나갈 때도 매한가지다. "내가 널 위해 다른 차를 막고 있으니 눈치껏 빨리 나가~" 뭐 이런 느낌? 참고로 나는 운전 36년한 베테랑이다. 내가 서툴러 느끼는 불편함이 아니다. 거친 그들의 손짓은 구름산 추어탕의 옥에 티다.

애기능 저수지(광명IC)쪽에서 금천대교(하안 사거리) 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밤일마을 사거리를 지난다. 오른쪽에 명장시대라고 하는 유명한 빵집이 있으며, 이곳을 지나면 서행해서 오른쪽으로 진입 준비를 해야한다. 밤일마을 사거리에서 약900m, 명장시대에서 약400m 정도이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하지만 이곳을 그냥 지나치기는 도리어 쉽지않다. 위에서 언급했던 주차관리원이 길가 인도까지 나와서 안내를 하기에. 그를 봤다면 지금부터는 그들의 손짓에 영혼을 맡기면 된다. 건물이 두동이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둘 다 가정집을 개조한 건물이며 아무 곳이나 들어가면 된다. 분위기는 둘 다 거기서 거기다.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나오는 것과 갈지않고 통으로 나오는 두가지다. 통이 1천원 더 비싸다. 그렇게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위 사진의 보쌈이 서비스로 먼저 나온다. 구름산 추어탕의 가장 큰 특징이며 장점이다.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저희 이거 주문 안했는데요?" 할뻔한다. 예전에 안양을 가서 구름산 추어탕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곳도 보쌈이 나왔다. 알고 보니 체인점^^
여하튼 이 보쌈은 보쌈집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고급진 맛을 선사한다. 서비스라고 절대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보쌈을 주문했더니 추어탕을 서비스로 주더라?" ㅎㅎ

본 메뉴인 추어탕이 테이블에 놓인다. 뜨겁다고 경고사격을 먼저 하고 테이블에 '턱'하고 놓고 간다. 경고했으니 홀라당 데어도 책임 안 질 태세다. 서빙 직원이 모두 아줌마들이고 나이가 50~60 정도는 되어 보인다. 평균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니 메뉴얼도 있기가 쉽지않아 보인다.
주방에서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대기손님 관리하는 소리도 요란하다. 포장 손님도 많은가보다. 구름산을 하산하여 들린 손님, 모임을 갖는 중년의 여인들, 그러고 보니 손님들의 평균 나이도 50~60정도 되어 보인다. 주변 데시벨이 높으니 그들의 목소리도 자연스레 커진다.
게다가 테이블 간격이 통로를 제외하면 없다고 해야 할 정도로 손님 앉히기 바쁘다. 공간은 좁고 손님은 미어 터지고... 조용히 대화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것을 기대하고 재방문하는 손님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맛난 추어탕과 서비스로 제공되는 보쌈 때문에 간다. 나 역시 같은 이유다.

손님이 많으니 식자재의 흐름도 빠를 것이다. 방금 칼질 한듯 조각난 파에서 물기가 빛난다. 사진이 엉망이라 그렇지 마늘도 여느 식당의 빛깔과는 다르다. 방금 막 다진 마늘의 빛깔이 예뻐보인다.
구름산 추어탕을 거의 10년만에 가는 것 같다. 아이들이 아이가 아닌 성인이 되어버리니 함께 식사하려면 나름 양보도 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이었을까? 우연히 집사람과 둘이서 메뉴를 찾았기에 이곳을 갈 수가 있었으리라. 예전에도 손님이 많았지만 주차장 확장한 것을보니 맛집임에 틀림 없다. 하긴 가성비만큼은 최고라 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광명에 사신다면 한번 쯤은 이미 들렀을 것이고, 혹시 광명을 지나가는 길이 있다면 일부러 들러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다만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할 것 같은 분위기, 주차관리원들의 재촉하는 손짓, 다소 소란한 실내는 구름산 추어탕에서 개선을 하던지, 찾아가시는 손님이 감안해야 할 것이다. 나는 감안하고 또 갈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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