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래된 것들

맥가이버칼 스위스챔프

by 예페스 2022. 8. 13.
728x90

 

남자들의 장난감하면 대략 스포츠카, 캠핑카, 오디오, 시계, 바이크... 그리고 멀티툴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 하나인 멀티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멀티툴(Multi Tool)의 사전적 뜻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 공구를 하나의 공구에 포함시킨 공구다. 일반적으로 공구하면 망치, 펜치, 톱, 드라이버, 줄, 대패 등을 생각하지만 칼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신기하게도 멀티툴을 제작하는 업체끼리 약속이라도 한 듯 칼은 기본 옵션으로 제공한다. 칼, 줄, 드라이버, 캔 오프너, 드물게는 가위, 돋보기, 펜치 기능까지 있으나, 사실 이 모든 것은 집에 다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티툴을 구입하는 이유는 극강의 휴대성이다. '이거 하나 있으면 다 된다!'
멀티툴을 구입하는 사람은, 우선 기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언급했던 극강의 휴대성을 필요로 하며 그 기능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과 오직 컬렉션이 취미인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내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다만, 매니아가 아니라 그저 좋아하기만 하는 소극적 취미를 가진 사람이고 많은 툴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냥 소유만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내가 처음 멀티툴을 접하게 된 것은 약 50년 전인 7세 때다. 시골에서 막 상경하여 보게 된,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멀티툴, 그것이 처음 접한 멀티툴이다. 우선 그 작은 크기가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것이 너무 신기했고, 모든 기능이 일반적인 공구처럼 정상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 또한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쓸데없이 사용감을 느껴보려고 일반 과도로 깎아도 될 사과를 굳이 멀티툴을 그 찾아 깎는다든지 먹지도 않을 멀쩡한 캔을 따버리는 만행에 야단을 맞기도 했다. 물론, 멀티툴의 캔 오프너 말고 전용 오프너가 있는데도 말이다. 그때는 그랬다. 요즘은 캔 오프너가 전혀 필요치 않은 시대지만 50년 전에는 캔 오프너가 없으면 캔 속에 있는 내용물을 먹을 수가 없었다. 캔콜라 하나 사서 오프너를 이용해야만 갈증해소할 수 있다면? ㅎㅎ 이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래사진 속의 카밀러스(Camillus 1971)가 반세기를 나와 함께한 멀티툴이다. 지속적인 사용이 없었던지라 상태가 좋지는 못하다. 자루의 중앙에 크게 U.S라고 음각되어 있으며, 캔 오프너에는 친절하게 'Can Opener'라고 적혀있다. 칼과 자루가 만나 접히는 부분에는 'Camillus 1971'라고 각인되어 있다. 상단의 같이 찍힌 제품도 카밀러스 제품이며, 'Camillus New York'이라고 각인되어 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1학년으로 기억되는 어느날 내돈내산 멀티툴이 처음 생겼다. 바로 맥가이버칼이다. 80년대 인기 많았던 외화 중 맥가이버가 있었다. 맥가이버는 거의 매회 위험한 순간을 헤쳐나갈 때 이 칼을 이용하였고 그 칼의 이름은 맥가이버칼이 되어버렸다.

지하철이 생기기 전인 지금의 신촌역은 신촌로터리라 불렸다. 도로의 중앙에 둥근 화단이 마련되어 있었고, 자동차는 그 주위를 맴돌다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동쪽의 큰 건물 1층에는 신촌로터리 예식장, 2층은 한국투자신탁, 그리고 마지막 층에 나이트클럽 우산속이 있었고, 그 왼쪽 건너편에는 홍익문고가 있었고 홍익문고 앞을 지나 끝까지 가면 연세대학교를 만날 수 있었다. 서쪽으로는 그 유명한 목마레코드(지금의 현대백화점 주변)와 개소주집이 즐비했으며, 그 길은 동교동 3거리를 지나 홍익대학교, 합정동 로터리로 연결되었다. 신촌로터리 예식장의 오른쪽 건너편에는 다주쇼핑센터(지금의 이마트)가 있었다. 이 다주쇼핑센터 건물 지하에는 수입양주와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들이 많이 있었는데, 바로 이곳에서 오늘의 주인공 맥가이버 칼을 구입했다. 그 당시 약 2만원 정도의 거금이었다. 정말이지 소중하게 간직했으며, 몇년 후에는 칼에 꼭 맞는 칼집을 세운상가에서 구입하여 아직까지 잘 사용하고 있다.

잠깐 구입 당시의 옛 생각이 나서.....

여하튼 메이커인 스위스의 빅토리녹스가 맥가이버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빅토리녹스 외에 수많은 멀티툴 제작업체에서 수많은 제품을 찍어내고 그에 걸맞는 이름을 정성스럽게 지어봤자 그것은 맥가이버칼이기 때문이다.ㅎㅎ
음... 그 유명세 때문이었을까? 돈은 어디서 났을까? 대체 뭘 하려고 구입했을까? ... 아마도 '그냥 가지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아래 사진이 고등학교 시절에 구입한 빅토리녹스 사의 맥가이버칼 스위스 챔프이다.

 

 

 

구입한 지 거의 40년이 넘었지만 아직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한 기능도 있어, 이 스위스 챔프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기능이 무엇 무엇인지 잠깐 살펴보자.

1. 작은 칼

2. 큰 칼

3. 줄 2면(야스리)

4. 쇠톱

5. 나무 톱

6. 비늘 제거기

7. 낚시 바늘 뺄 때 사용하는 고리

8. Inch자

9. Cm자

10. 가위

11. 플라이어

12. 전선 커터

13. 돋보기

14. 십자드라이버

15. 큰 일자 드라이버

16. 병뚜껑 오프너

17. 작은 일자 드라이버

18. 캔 오프너

19. 리머

20. 끌

21. 안경 드라이버(아주 작은 드라이버)

22. 코르크 오프너

23. 이쑤시개

24. 볼펜

25. 족집게(분실)

26. 그 외 2~3가지는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 모름.

빅토리녹스 스위스 챔프의 기능에 대해 처음으로 정리해 봤는데, 정말 기능이 많다.ㅎㅎ

 

 

그 유명한 레더맨을 아직 입수하지는 못했지만, 손맛을 느낄 만큼의 멀티툴은 가진 것 같다. 아래 사진은 Made in China향기 풀풀 나는 저가의 미니 멀티툴과 가장 최근에 구입한 SOG 파워 어씨스트까지, 사진 찍는다고 총동원되었다.

 

 

 

이 글을 찾아 읽으시는 분은 빅토리녹스의 멀티툴이나 타사의 가칭 맥가이버칼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오신듯하여, 주절주절 개인적인 이야기만 이어져 죄송하네요. 저의 지루한 맥가이버칼 이야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