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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

스냅사진으로 이야기를 담다 - 선유도 가는 길

by 예페스 201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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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이야기를 담다.......이게 무슨 말인지 실은 잘 모른다.

예전부터 깔끔한 사진, 이쁜 사진, 좀더 나아가 느낌있는 사진을 찍고자 노력만 했다.

그러다가 시선이 머무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

나의 시선이 아니라 나의 사진을 봐주는 시선.......그러나

그렇게 사진을 담을 수 있다면 이미 고수임에 틀림없다.


사진을 20대초부터 찍었으니 근 30년을 찍었다.

30년을 찍었으면 대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20대초에 필름카메라로 조금 찍다가 세월이 흐르고, 

핸드폰에 카메라 기능이 있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취미가 깊지않아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었다고는 할수 없다.

그러다가 약 8년전에 디지털 카메라(DSLR)을 구입했다.


공짜로 사진을 찍는 느낌이었다.

원래 카메라 취미는 부르조아만 하는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은 배터리 충전하는 충전료? 외에는 돈이 드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많이 찍었다.

꽉차면 지우고 또 찍고 또 지우고 찍고.....


사진이 이뻐서 보는 이로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것은 쉽게 성공하였으나,

그 사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사진 다시 보자는 사람도 없었다.

뭐가 문제일까?


부끄럽게도 사진생활을 하면서 단 한권의 책도 보질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가 누군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가 누군지?,

사진품평회가 있는지, 

사진 전시회가 있는지, 

사진에 관한 책은 무엇이 있는지,

디지털화 되면서 보정의 찬반에 대한 예기는 어떠한지, 

그래서 보정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지........다 무시하고 그냥 찍기만 했다.


사진에 인문학적 소양이 뭐가 필요한지, 그런것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부르조아라고 생각했던, ...

내게 있어 사진은 재미였다.

실력, 평가 이전에 사진은 재미가 있어야했다.

그것을 잃으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 사진은 재미로 찍는 것이다.

적어도 프로작가가 아니라면 재미없이 무슨 취미생활을 한다는 말인가?














코스모스가 만발할 무렵 선유도를 다녀왔다.

나 홀로 출사다.

혼자 다닐 때는 사람이 그립다가, 같이 다니면 혼자가 그립니다.

간만에 혼자 다녀온 선유도.


뷰파인더로 피사체를 보는 순간 느낌이 있어야 셔터를 누른다.

느낌이 있는 사진은 오래보게된다.

그리고 그 느낌은 한가지였으면 한다.

한장의 사진을 보고 어떨 때는 슬픈 느낌이, 

어떨 때는 기쁜 느낌이라면(물론 제 3자가 본다면 그럴 수 있지만)

사진을 찍는 순간의 느낌이 경솔했다고 생각한다.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사진만 남고 사진담을 때의 감성은 증발해버린다.

그런데 감성이 증발하지 않는 사진이 있다.

그런 사진을 아낀다.

















타임랩스를 처음 촬영하던 날 

선유도의 하늘은 참 맑았다.

하늘의 푸르름을 담기에 급급하던 차에 

선유교를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잠시 눈에 든다.

아~ 그들도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있구나~

나와 같은 피사체를 보고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구나~


나는 뷰파인더로 보고,

그들은 기냥 눈으로 보고.....

난 동행이 없기에 마음속으로 대화하고,

그들은 동행이 있기에 상대와 대화를 하고.....


멀리서 망원으로 잡은 느낌이라 그들의 대화가 들릴리 없지만 

마치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아니라

그들의 예기를 도청하는 느낌으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큰 소리로 웃어버린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마구 떠들어버린다.

교양없게.........


그러나,

이제 그런 모습이 좋다.

이상하다.

전에는 그런 모습들이 촌스러워보이고 무식해보이고 ......

이제는 그런 모습에서 차라리 인간미를 느낀다.

좋아보인다.

나는 언제 저렇게 목놓아 웃어보았던가.......기억도 없다.

나도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만나면 길바닥에서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며 저렇게 웃으며 예기하고 싶다.












내 마음의 도청장치~

그것이 사진이고 

그것이 스냅이다.

그리고 그것은 도촬이다.

상대가 인지하는 그 순간 그 사진은 스냅이 아니다.

사진은 그렇게 몰래 찍는 것이다.












참으로 취미가 다양한 삶을 살아왔다.

그나마 사진은 좀 오래갈것 같다.

내가 얻었던 취미중에 가장 인간미가 넘치는 취미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번주에는 꼭 사진을 찍어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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