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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 Story/Narciso Yepes

[오래된 것들] 나르시소 예페스 Narciso Yepes 기타독주곡집

by 예페스 2015.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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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꾸를 하나 얻어 쥐고는 이제 기타만 하나 얻으면 되는데... 
하던 친구가 생각난다. 

1984년도에 나는 첫 레코드판을 구입했다. 고1때다. 
친구따라 신촌에 있는 목마레코드에 들러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자켓에 있는 기타리스트가 너무 멋져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들어봐야지 하며 
오디오 및 턴테이블없이 판떼기부터 구입하게 된다. 
삐꾸를 먼저 사고, 기타만 구입하면 되는 형국이다. 
그로부터 약 1년뒤 인켈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AD5&#@이라는 제품(그 유명한 SAE다음모델)을

아버지의 허락으로 구입하게 되었고, 드디어 고1때 구입한 레코드판의 외투를 벗기고 조심스럽게 속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가진 판떼기는 그게 전부였다) 
뭐 아무것도 별다른 게 없다. 
연주도 별로다. 왜 하필이면 클래식 기타판을 샀을까  우씨 - 나중에 알고 보니 페페 로메로의 축제 협주곡이라고... 

그때쯤 나는 친구의 꼬임에 빠져 종로 YMCA건물에서 기타강좌를 같이가게되었는데, 
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이상한 음악?을 듣게 되는데, 
이것이 나의 첫 클래식 기타 쌩음악이었다. - 그리고 그 음악은 손영성 선생님의 아수트리아스 전설이었다. 

그로인해 나는 카세트 테입을 하나 구입하게 되었고,

스페인의 미구엘 바루베라 라는 - 조금 후진 기타리스트 독주곡집 - 로망스 알함브라 뱃노래 칼레타의 손짓 등등의

기타음악을 들으며 고등학교 성적을 탕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날 꼬이던 그 친구집에서 나는 충격의 기타소리를 들어버린다. 
물방앗간의 춤곡의 첫음에서 나는 달팽이관을 송두리채 빼앗겨버린다.

미구엘 바루베라가 최고인줄 알았는데......차원이 다른 음악을 들어버리고 말았다. 
당장 나도 그 카세트 테입을 샀고, 
바로 사진에 있는 성음발매 크롬테이프 기타독주곡집 - 나르시소 예페스! 

기타를 평생 내곁에 두게 한 원흉!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참으로 여러번 이사를 했음에도, 
친구에게(아까 그 친구 아님) 빌려주기도 여러번, 
아직 내곁에 자리하고 있는 예페스의 기타독주곡집! 
소품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만 언제 들어도 낭낭하고, 
언제 들어도 교본이었고, 
언제 들어도 친구같은 존재로 
나에게는 평생 친구(아까 그 친구 아님)같은 존재로 남아 있을 것이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저 테입은 
내가 유명해지면 상당한 고가의 경매품이 될 것이 분명하다. ㅎㅎㅎ

요즘 사진찍느라 기타를 놓고 있습니다.

놓은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인생의 악세서리같은 나의 오른손의 손톱이 잘 손질되어 기타를 탄주할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사진속의 태입을 조심스럽게 카세트 레코더에 낑구는 일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사진은 SONY A900으로 촬영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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